군대 음식과 소원수리 해프닝

군대 음식이라는게 다 그렇듯이 워낙에 대규모 인원을 먹일 음식을 만들다보니 맛은 어느정도 포기해야 합니다. 사회에 있는 레스토랑의 음식들을 생각하고 먹으면 절대 못먹습니다.

저같은 경우 2000년 10월에 육군 22사단 율곡부대(전 뇌종부대)의 신병 훈련소를 거쳐 전경으로 착출되어 김포 경찰서로 배치 받았습니다. 또한 군복무 중간에는 검문소로 발령받아 해병대에서 배급 나오는 음식을 먹고는 했었습니다. 또한 3년 연속 이기자부대로 동원예비군이 걸려 27사단의 음식을 3년 연속 먹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육군, 해병대, 경찰서 음식을 다 먹어본 셈이죠.

개인적으로 평가를 해보자면 ‘경찰학교 식당 > 27사단 79연대 > 해병대 보급품 > 육군 22사단 신교대 > 경찰서 식당’ 순 이었습니다.

 

1. 중앙경찰학교 식당

제가 2000년 당시 경찰학교로 이송되었을때는 아마 비락 측에서 경찰학교를 지원하고 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고급화된 조리기계들로 엄청나게 많은 순경 지망생들과 전의경들을 먹였는데 음식의 맛이 상당했었습니다. 반찬도 엄청 다양하게 나오고 넉넉하게 나와서 많은 인원들이 배불리 먹었던 걸로 기억납니다. 군복무 기간동안 가장 맛난 음식을 먹어봤던게 경찰학교에서 있던 그 2주동안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2. 육군 27사단 79연대 (이기자 부대)

2004년, 2005년, 2006년 3년 연속 동원예비군을 27사단 이기자 부대로 가게 되었는데 그때 먹어본 이기자 부대의 보급품은 부족하고 낮은 품질의 음식가지고 최대한 맛을 끌어올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당시 27사단 79연대 조리병들에게 좋은 재료들 주고 맛난 음식들 만들어보라고 하면 정말 잘만들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나 할까요? 특히 밥을 잘 지었던 걸로 생각이 납니다.

 

3. 김포 나진 검문소 해병대 보급품

검문소에 보급되는 해병대 음식은 해병대 수송차량이 국도변에 그냥 던져놓고 갑니다. 그러면 전경들이 가서 차량들을 막고서 통제를 하고 해병대와 육군 병사들이 가서 집어들고 검문소 안으로? 들고가죠.

음식 조리는 해병대원들이 하고 설겆이는 육군과 전경들이 나눠서 하게 됩니다. 반찬들이 상당히 잘나오는 편인데 맛도 있고, 고기가 상당히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문제는 쌀의 질인데, 쌀의 품질이 많이 낮다보니 밥맛이 좋지는 못하고 밥도 엄청 꼬들 거립니다. 그래도 워낙에 반찬 종류도 다양하고 고기 반찬들도 많이 나오는 탓에 쌀의 품질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았습니다.

 

4. 육군 22사단 신병교육대 (율곡 부대)

율곡 부대(전 뇌종 부대)에서 신병 훈련을 받을 당시 먹어본 음식 맛은 무난한 편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주 무난하다고나 할까요? 다만 엄청나게 많은 인원을 먹여야 하다보니 맨 끝순에서 먹는 사람들은 반찬을 몇가지 못먹을 정도로 수량이 넉넉하게 나오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똑같이 밥을 푹푹 찌는대도 밥맛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게 아쉬웠습니다.

저는 밀가루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터라 아침에 나오는 군대리아 군대버거를 빵빼고 패티만 두개를 보급 받았었는데, 당시 동기생들에게 엄청난 포풍 야유를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하하 ^^;

아, 그리고 경찰서로 착출 선정되어 퇴소하게된 마지막날, 조리병이었던 동기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자기가 삶은 달걀 깰때 당시 같이 삶은 달걀을 깨던 동기들이 전부 화장실 다녀와서 손 안닦고 삶은 달걀을 깼다고 하더군요. (…)

 

5. 김포 경찰서 식당 (구 청사 시절)

배치받은 김포 경찰서에서 먹은 식당 음식은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당시 김포 경찰서 식당은 외부인이 운영하던 식당이었는데, 전의경에게 지원대던 한끼 식사 단가가 워낙에 적었던 탓에 식당 아주머니는 경찰직원들에게 파는 음식과 전의경이 먹는 음식에 차별성을 둘 수 밖에 없었고, 덕분에 경찰서 전의경들은 언제나 구석에서 차려진 몇개 안되는 조촐한 음식을 먹어야만 했습니다.

불만이 쌓인?고참들은?이에 대해 항의를 하기로 결정하였는데,?그 수단은 소심하게도 화장실에 붙어있는 소원수리함을 이용해 경비과장님께 청원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표자로 고참들과 동기, 후임들의 무언의 압박에 의해 당시 경비계 전의경 담당 대원이었던 제가 뽑히게 되었죠. (T.T)

결국 고참들의 요구사항을 종합해?반찬 개선을 해달라고 요구를 하였는데… 그 결과는…

‘필자, 화장실 소원수리함에 익명으로 식당 음식 개선요구 용지 투척 → 경비과장님 수거 → 경비과장님, 식당 아주머니께 개선 요구 → 식당 아주머니, 경비계 전의경 담당 대원(필자) 소환 → 개갈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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