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스케이프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 일반인이 바라본 1차 웹브라우저 전쟁

요즘들어 다시 웹브라우저 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과거 웹브라우저 경쟁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8~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고, 국내에 인터넷이 서비스 되던 초기부터 사용했던 저로써 그당시 제 시점을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인터넷과 넷스케이프, MS의 msn 그리고 IE

94년 쯤이었던가요? 그때 저는?처음으로 넷스케이프를 통해서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었습니다. 웹에 접속했다는 것보다는 넷스케이프의 우측 상단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션을 보고 더 흥분하던 중학생이었죠. 전화요금과 느린 속도 때문에 자주는 이용못했지만, 별똥별 로딩의 환상적인?모습과 웹을 이용한다는 그 앞서나간 기분을 보고?느끼려 종종 접속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던중… 피시통신에 비하여 나을것 없고 비싸기만한 (한달 이용료가 몇만원…)?개똥같은?msn 서비스에 주력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세계 네트워크망에 대한 주도권을 웹과 넷스케이프에 뺏긴 것을 쿨하게 인정하고 바로?웹브라우저 개발에 나섰고, 바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출시했습니다.?윈도우 95버전과 더불어 윈도우 3.1 버전도 출시하는등 주도권을 가져오기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열 재정비와 의욕은?대단했습니다.

 

넷스케이프의 유료화 정책

웹이 한참?달아오를 시점에?넷스케이프는 어느순간 정책을 바꾸더군요. 유료화로 말이죠. 90%가 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고, ‘인터넷=넷스케이프’라는 분위기였으니 그럴만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습니다.?넷스케이프는 유료화 이후 지난 버전은 무료로 내놓았는데, 이 지난 버전을 피시통신 자료실 같은 곳에서 배포를 못하게 하였고 자사의 느려터진 FTP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는, 아주 폐쇄적인 정책으로 바꿔버린 것이었죠. 이때문에 각 피시통신 회사들은 배포 CD에 아주 철지난 버전을 담거나 아예 빼버리고 IE만 넣은 곳도 있었습니다. 더군다나?다우정보통신을 통해?정식 출시한 넷스케이프 한글버전은 버전 자체도?낮아 무료 버전과 같을?뿐만 아니라 가격도 6만원 이상을 하였습니다. 한마디로 넷스케이프와 접할 수 있는 통로가 계속 없어지던 것이었습니다. 여러가지 PC관련 책을 읽으며 정품에 대해 인지를 하여 복제 버전을 쓰지 않던 저같은 중학생에게 6만원은 큰 거금이었고 무료인?인터넷 익스플로러는 구세주로 다가왔습니다. 불법복제 이용자들도 마찬가지였죠.?정품 이용자나 불법복제 이용자나?오로지 최신 버전에 목말라하던 사람들이?대다수였고, 넷스케이프를 구할 통로는 아주 좁아져 있었던 데다가 최신버전으로 바로바로 접할 수 있던 프로그램은 인터넷 익스플로러였으니,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높아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이 부분은 비단 국내만이 아니라 전세계 공통적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점유율 역전

이런게 지속되다보니 점유율이?IE에게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많은 분들께서 넷스케이프의 몰락 계기가 MS가 IE를 윈도우 98에 끼워팔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위에 설명했다시피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MS가 윈도우 98을 끼워팔기 시작했을 때쯤에?넷스케이프는 이미 일반 사용자들에게?많이 멀어져간 상태였습니다.

이때?재미있게도 개인 홈페이지 제작 붐이 일었는데, 각 홈페이지의 사이드바 하단에는 어느 홈페이지 건간에 IE나 넷스케이프에 최적화가 되어있다는 마크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멋으로 달아놓은 사람도 많았습니다만, IE와 넷스케이프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광신도들이 달아놓은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넷스케이프의 자폭에 가까운 유료화 정책 덕분에 IE이용자들이 많아진 상황이었고, 그때문인지 IE 마크가 참 많이 보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프론트페이지 익스프레스라는 무료 웹제작툴을 제공을 해주었는데, 넷스케이프는 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터 유료 버전을 구입해야 컴포저라는 제작툴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MS는 IE를 윈도우에 끼워 팔기까지 하고 있었으니 넷스케이프의 점유율 이탈은 가속화 되었고, 각종 위지윅 프로그램들과 안내서들?또한 넷스케이프 보다는?IE 쪽에 비중을 맞춰 출시/출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에서야 넷스케이프는 부랴부랴 모든 버전을 무료로 풀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죠.

제 친구처럼 넷스케이프의 고급스러운 모습과 눈에 익은 인터페이스 때문에?”그래도 넷스케이프지!”라며 넷스케이프를 선호하던 사람도 있기는 했는데, 그런 사람들은 갈수록 줄어들었고 윈도우XP 출시 이후에는 거의 볼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넷스케이프가 승리했더라면 달라졌을까?

아시다시피?넷스케이프는 몰락을 거듭한 끝에 오픈소스로 정책을 바꾸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만, 등을 돌려버린 사용자들과 IE를 사용하는 일반인들에 맞춰 IE 전용 웹페이지를 만드는 수많은?웹개발자들을 되찾아올 수는 없었습니다. 저또한 무료로 바뀐 넷스케이프를 사용해보려고 했지만, IE 기준으로 제작된 비표준 웹페이지들과 엑티브 엑스 때문에 IE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볼게 있습니다. 만약 넷스케이프가 1차 웹브라우저 전쟁에서 승리했더라면? 하고 가정을 세워보는 것이죠. 만약 넷스케이프가 승리했더라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웹에 비표준 웹페이지들과 엑티브 엑스가 없었을까요?

1차 웹브라우저 전쟁?당시 양사의 웹브라우저를?접해본 제 시점에서 볼때는?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당시 넷스케이프도?앞선 기술이라는 명목하에?MS와 똑같이 비표준 코드와 플러그인을 남발하였기에 현재의 IE 전용페이지와 엑티브 엑스 자리는 그자리?그대로 넷스케이프 전용페이지와 플러그인이 차지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다시 말하자면?두 웹브라우저의 희비가 바뀌었어도 지금의 웹에?이르는 결과는 똑같았을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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