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티(Gravity) 4DX 관람 후기

제가 중학생이었던 1993년 그해 우리나라 대전에서는 엑스포가 열렸고, 저는 그곳의 한 대형 영상실에서 놀라운 영상을 봤습니다. 뭔 안경을 쓰고 영상을 보고 있던 중 물방울 하나가 날라오는데 글쎄 그게 바로 코앞까지 오는 것이지 뭡니까… 바로 3D 영상이었던 것이었죠. 처음 본 그 3D 영상은 놀라움 그 자체였고, 그 때의 놀라움과 물방울에 대한 기억은 현재까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20년 뒤인 2013년. 저는 인터넷에서 그래비티(Gravity)라는 한 영화를 알게 되었고, 이 영화는 3D나 4DX로 봐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전 엑스포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일산 CGV 4DX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3D 기술 : 1993 / 2013

영화가 시작되고 바로 입체적인 영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는데, 1993년의 엑스포 현장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니, 그 이상이었죠. 그때는 고작 작은 물방울 하나가 다가왔지만, 지금은 우주인들과 커다란 사물들이 코앞까지 다가왔으니깐요.

게다가 4DX 의자는 주인공들이 우주를 유영할때 의자도 같이 빙빙 돌아가며 움직였고, 거친 바람도 나왔으며, 사물에 부딪칠때는 등받이에서도 강렬하게 반응하더군요. 주인공들이 맞닿게 되는 사고 영상 하나하나에 맞춰 반응하는 4DX 의자의 움직임을 느끼며, 3D 영화 기술이 3D 영상에만 국한되지 않고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다는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20여년 동안 이어온 3D영화 산업의 발전은 ‘그래비티’라는 영화를 통해 최적화되어 관객에게 선보여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3D부분에서 옥의 티도 있었는데, 액체가 관객들에게 다가오는 장면에서 어느정도 가까이 왔을때까지만 해도 선명했는데, 최대한 가까이 다가와 확대되었을때는 흐리게 보였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른 사물은 멀쩡한데 유독 액체만 그런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이 영화의 특징

영화의 이야기는 다들 아시다시피 주인공들이 우주파편으로 인해 조난을 당하고, 지구로의 귀환을 시도한다는 내용인데, 기존의 재난 영화화는 다르게 호들갑스럽게 연출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배우들도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 딸랑 두명이 대부분을 이끌어 가고 있고, BGM도 자제한 편이기에 뭔가 시끌벅적하고 엄청나게 큰 스케일의 요란한 재난영화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양념소스를 최대한 배제한 음식을 맛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평론가와 일반관객 모두에게 고평점 호평 받는 몇 없는 영화 대열에 끼게 된 이유는 우주 공간에서의 조난으로 인한 인간의 공포심과 심적 변화를 정말 잘 표현했고, 겨우 두명이 영화를 이끌어가고 있음에도 물 흘러가듯 이어지는 이야기 전개와 우주에서의 사고 영상을 현실감 있게 3D/4DX로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이중 어느것 하나 빼놓으면 이것은 그래비티가 아니다’ 라고 할 정도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이것이 이 영화의 큰 약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3D/4DX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제작된 영화인지라 이 두가지를 빼면 영화 자체의 흥미요소가 많이 반감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모든 지역의 영화관이 3D/4DX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디지털로만 영화를 봐야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안타깝게도 반쪽자리 영화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또한 김포에 거주 중인 김포시민인데, 김포 지역에 CGV가 두군데나 있음에도 3D를 상영하는 곳이 한군데도 없어 일산 CGV까지 가야만 했습니다.

 

영화 속 인상 깊었던 장면들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라고 한다면, 바로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라는 인물이 보여줬던 모든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맷 코왈스키라는 인물은 절망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며, 그 최선의 방법 후 나온 결과에 대해 밝은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모습은 대다수 모든 사람들이 인생의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모습이지만 정말 닯기 힘든 이상형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거기에 ‘조지 클루니’라는 매력적인 배우가 열연까지 했으니 케릭터가 인상적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기도 합니다.

두번째로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 한다면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이 소유즈에서 고립된 장면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라이언 스톤의 분노의 몸부림, ‘아닌강’과의 라디오 주파수 통신 교신,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개 울음소리와 그것을 흉내내며 절망 속에 빠져드는 라이언 스톤의 모습은 관객들도 같이 절망에 빠져버리게 만들 정도의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장면은 ‘라이언 스톤’과 ‘아닌강’과의 교신 내용이 ‘아니가크(Aningaaq)’라는 영화와 연결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아니가크’라는 영화는 이 그래비티 영화를 만든 알폰소 쿠아론의 아들인 조나스 쿠아론이 제작했으며, 산드라 블록이 우주인 성우 역에 참여했고, 이 영화는 베니스 영화제 단편 부분에서 상영이 되었다고 합니다.
(클리앙 thinkofme님의 글, Movies.com 글, La Biennale 글 참조)

개인적으로 이렇게 서로 다른 작품끼리 내용상 우연찮은 일로 서로 연결되는 것들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래비티’라는 작품에 대해 더 여운을 느끼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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