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보다 재미있었던 2012 4.11 총선 SBS 개표방송

저는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 ‘오세훈 대 한명숙’ 후보의 개표 상황을 방송보다는 여러 게시판 등에서 시간별 반응을 너무 재미있게 본지라 이번 총선 개표도 상당히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4.11 개표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여러 사람들의 반응도 재미있었지만 개표방송이 훨씬 재미있더군요. 기대도 안했던 SBS 개표방송이 정말 대박을 쳤는데 제가 처음에 느낀 소감은 ‘이걸 다 준비한거야?’ 였고, ‘재미있다’라는 느낌이 바로 뒤따라왔었습니다. 다른 시청자들 또한 마찬가지로 SBS의 준비성에 엄청 놀라면서도 재미있어 하는 반응이더군요. SBS는 개표 방송에 준비기간만 6개월을 투자했으며 BGM 등까지도 손수 제작했다고 하는데 이정도 반응이 안나오면 그게 이상한 걸 겁니다.

사실 제가 KBS, MBC를 제쳐두고 SBS 개표방송을 보게 된 것은 다른 방송국보다 개표 방송을 먼저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SBS의 개표방송이 너무나 준비를 많이 해왔고 제작자들의 정성이 느껴져서 차마 채널을 돌리지 못하겠더군요. 게다가 뭘그렇게 또 재미있는 것들도 많이 준비했는지 정말 장난 아니더라구요.

 

이보다 더 웃길 순 없다

제가 볼때 이번 SBS 총선 개표방송에서 가장 웃겼던 부분은 각종 후보들을 비유하는 문구들이었을 겁니다. 그중 단연 압권은…

“내가 제일 고소해”

스스로를 “고소왕”이라 불러달라던 강용석 후보가 한참 고소로 날리던 당시 네티즌들이 만들어준 문구였는데, 한번 묻혔다가 이번에 방송타면서 대박 터진 거더군요. 개표방송을 보지 않은 분들께 저 문구가 방송에 나왔다고 하니 한참을 웃으시면서 정말 이냐고 물을 정도였죠. 하하~

강용석 후보 외에 문대성 후보의 “표절 논란 돌려차나”, 최선동 후보의 “최루탄 심판대에…” 등등 이슈거리를 몰고다니던 각 후보들을 지칭하는 센스 넘치는 비유들은 짜증나는 정치의 일면을 시청자들에게 웃음으로 잘 넘겨준 좋은 예라 생각됩니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후보들의 순위 격차

이번 SBS는 일괄적인 득표율 퍼센트 수치만 보여주었던 종전의 재미없던 방식을 버리고, 애니메이션과 후보 얼굴을 합성하여 긴박함 넘치면서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후보간의 격차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웃으면서 찍으려다가 썩은 미소로 사진이 찍혀버린 후보들은 이 순위 격차 영상에 활용물(?)이 되어서 완전 코믹 케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크크~

 

점토 인형까지 등장!

저는 점토 인형까지 나온 것을 보고 놀랬습니다. 직접 제작한 모양이던데 저 점토 인형 보신 각 정당이나 각 후보 지지자들은 꼭 한개씩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지 않았을까 할 정도의 고퀄리티 였습니다. 저도 실내 장식용으로 정당별 대표인물 한개씩 가지고 싶을 정도더군요.

그에 비하면 MBC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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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만든 것 같기는 한데…
보고 있자니 제가 다 안타깝네요…

SBS를 본 MBC 개표방송 총괄기획자는 멘탈 붕괴 되지 않았을까요…?

 

자극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는다!

이번 SBS 개표방송에서 어머니와 제가 동시에 정말 칭찬했던 부분은 바로 경쟁 후보간 지역 유세장에서 서로 어떠한 방식으로 상대방을 공격했나에 대한 비교 영상이었습니다.

사실 경쟁후보들의 선거유세 중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 비방은 상당히 자극적이긴 해도 선거 기간 동안의 가장 재미있는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유세장에서 각 후보들이 상대방에 대해 어떠한 열변을 토하는 장면을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SBS는 이러한 자극적인 요소도 놓지지 않고 잘 잡아냈는데, 각 지역구 경쟁후보들이 서로 물고 뜯은 장면들을 동시에 모아놓은 다음 권투 글러브로 치고 받는 애니메이션을 합쳐 더 자극적인 영상으로 만들어낸 것이죠. 만일 이 파트를 편집하지 않고 단순히 순서대로 각 후보들을 단일 화면으로 보여주었다면 시청자들은 바로 채널을 돌렸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획자와 편집자가 시청자를 붙들어 놓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개표방송의 혁명 ‘터치스크린’과 CG

SBS의 필살기였고, 이번 총선 개표방송의 혁명을 일으킨 주인공은 바로 ‘터치스크린’과 이에 점목한 개표 현황 프로그램, 그리고 지역구 판도를 한 눈에 볼수 있는 CG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사실 미국 CNN을 자주 보시는 분들께는 터치스크린 자체는 익숙한 장면입니다. CNN 뉴스에서 간간히 등장했었거든요. 하지만 간단한 개요 구성으로 보여주었던 CNN 브레이킹 뉴스의 터치스크린 시스템이 이런 선구자적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엄청난 데이터량 및 실시간 업데이트를 요구하는 SBS 총선 개표방송에 등장한 터치스크린은 그야말로 응용력의 집대성이었다고 생각되더군요.

한편으로는 저 터치스크린에 방대한 총선 관련 데이터를 적용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버그도 없애려 월화수목금금금 작업했을 담당 프로그래머들을 생각하면… 으~ 끔찍하네요…

지역구 판도 CG의 경우 정말 한눈에 알 수 있게 잘 만들어놨는데,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어느 지역이 어디에 붙어있나 긴가민가 했던 분들에게는 정말 대박 CG가 아니었나 생각될 정도로 시청자 친화적인 CG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벌써부터 기대되는 대선 개표방송

이번에 보여준 SBS 개표방송은 가히 혁명적이었고, 시청률은 앞섰지만 KBS 마저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총선 개표방송을 통해 탄력 받은 SBS와 자극을 받은 KBS, MBC가 과연 다음 대선 개표방송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까 정말 기대되네요.? ^^

 

4.11 총선 SBS 개표방송 SNS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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