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 (1994) – 동심 파괴물

제가 이 영화를 본게 1994년도 중2때 였을겁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스트리트 파이터2 게임을 영화로 만들어 개봉했었죠.

이 영화를 보게된 계기는 자의는 아니었고, 당시 성룡, 이소룡 등의 격투 관련 영화배우에 심취해있던 대학생인 저희 형이 장끌로드 반담이 나온다고해서 강력 추천을 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장끌로드 반담이 누군지도 몰랐었는데 형이 반담이 나온다고 대박이라고 강력추천해서 영화를 보게 된 것이었죠. 웃겼던건 형은 아침에 서둘지 가지 않으면 표 못구한다고 부추겼는데 그말을 듣고 아침8시에 잠실 롯데월드 영화관가서 매표소 앞에서 두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 두시간 동안 매표소 앞에서 기다리면서 관람객이 저말고는 한명도 없더군요. 그래도 형이 대박이라고 했으니 ‘얼마뒤면 지난번에 본 쥬라기공원때처럼 사람들이 몰려들어 줄설거야’ 라며 생각하며 기다렸는데… 극장문이 열리고 극장안에 들어간 사람은 10명정도…? 뭔가 불길한 기분이 스물스물 드는 가운데 영화는 시작되고…

영화를 본 후의 소감은 한마디로 ‘아~ 이게뭐야…(T.T)’ 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전화부스로 달려가 형에게 항의 전화를 했죠. 도대체 이걸 왜 추천해준거냐고 말입니다.

이 영화가 어느정도 개판이었나하면… 스트리트 파이터2 자체로는 영화 상영 길이가 감당이 안되니 그냥 길어야 10초 집어넣어도 그만인 가일이 속한 미특수부대의 대원들을 우르르 내보내서 몇십분씩 시간 잡아먹게 하더군요.

그냥 치고박고 싸우는 게임을 토대로 영화 만들려니 감독도 막막했을 겁니다. 네, 그점 이해합니다. 하지만 용서할 수가 없었던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 케릭터들의 제대로된 액션기술까지도 찾아볼 수가 없는데다가, 스트리트 파이터들의 복장은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중 가장 기가 막혔던건… 원래는 키가 멀대 같이 크고 근육질로 덮힌 사가트가 나와서 라이거 어퍼컷을 날려줘야하는데, 왠 고만고만한 중년 아저씨가 양복 입고 나와서 개싸움을 펼쳤다는 겁니다. (ㅡ.,ㅡ) 한마디로 오락실의 스트리트 파이터2를 생각하고 간 중학생의 동심을 짓밟는 무서운 영화였죠.

생각해보면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아~ 재밌다!”를 크게 외쳐주면서 상영관을 박차고 나가던 한 관객과 주변 관객들의 한가득 썩은 미소를 실황으로 볼 수 있었던게 아주 큰 수확이었다고나 할까요? ㅋㅋㅋ. 아무튼 저는 이 스트리트 파이터를 계기로 ‘장끌로드 반담 주연의 영화는 절대로 안본다’라는 다짐과 함께 ‘게임을 영화로 만들면 힘들다’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추신 : 형은 좌절스러운 제 소감기를 듣더니 한참을 낄낄거렸고, 결국 영화관에서는 안보더군요… 저만 당한겁니다. 제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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