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잡스(Jobs)’ – 보고 싶었던 내용이 없었다

며칠 전, 영화 잡스(Jobs)를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는 스티브 잡스가 고인이 된 이후 그려진 그에 대한 첫번째 영화라 할 수 있는데, 예고편이 흥미있게 그려져 상당히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또한 많은 왜곡을 담은 영화라고 혹평도 난무해서 과연 어떤 영화일까 하는 마음에 못참고 영화관으로 달려가 보게 되었죠.

영화의 전반적 내용은 프롤로그는 아이팟 발표로 시작해, 스티브 잡스의 대학 시절부터 시작해 인도 탐방, 아타리 사에서의 트러블, 스티브 워즈니악과의 작업과 애플 컴퓨터 설립, 자신이 고용한 CEO와 이사회와의 마찰, 애플로의 복귀, 아이브와의 만남과 회사 재장악으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제가 볼때 영화의 전체적 구성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잡스와 워즈니악이 애플 사를 만들고, 잡스가 회사에서 밀려나갔다 복귀할 때까지의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던 내용들입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의 관객들이 영화에 흥미를 느끼려면 몰락해가던 애플 사를 구원하던 시점의 이야기가 많이 포진해있어야 했습니다. 회사의 힘싸움에서 밀려난 후의 설립한 넥스트(NeXT) 사나 픽사에 대한 이야기, 디자인계의 혁명을 일으킨 iMac G3 출시, 아이팟 제작 과정, 투병 생활이라던가 말이죠.

하지만 아이맥 G3는 프로토타입 설계도로만 살짝 보여지고, 아이팟은 프롤로그에서만 살짝 나옵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상당히 과거의 이야기인 ‘애플 2’라던가 ‘리사’, 초기 맥킨토시와 그와 관련한 이사회의 파워싸움과 관련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기에, 컴퓨터 역사에 구체적으로 흥미를 가지는 사람들 말고, 애플의 세련된 제품부터 접한 일반인들의 흥미를 이끌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영화는 1,2부로 나누어 제작하는 것이 최적이고, 여의치 않으면 애플사 초기의 내용은 어느 정도 생략한 후 넥스트와 픽사 관련 이야기부터 풀어나갔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맥 G3의 디자인에 충격먹고, 아이팟, 아이폰 등의 혁신제품에 환호하던 사람들의 모습들도 그려내고 말이죠.

영상미, 배우들의 외모와 열연, 배경음악 부분은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워즈니악이 삐뚫게 납땜한 트랜지스터를 가지고 잡스가 뭐라고 하는 장면이나, 리사 컴퓨터의 키보드를 가지고 깔짝깔짝 넣었다 뺏다 하는 세부묘사 장면은 정말 좋았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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