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사단 이기자 부대의 동원 예비군 훈련 체험기 (1부)

제 블로그 지인 ‘나무귀신’님의 블로그에 가보니 GOD 멤버인 김태우 씨께서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다는 글을 읽고 “벌써?”라는 말과 함께 그가 속했던 이기자 부대에 대해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군요.

전경 출신이 신교대 시절 말고 육군 부대, 그것도 이기자 부대에 대해서 무슨 기억이 있냐구요? 물론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동원 예비군 3년을 이기자 부대에서 했었습니다. (^^;)

예전 군 제대자들은 1년차는 그냥 거주지 근방에서 소집만 받고, 2년차~4년차 기간에는 동원 예비군으로 뽑힙니다. 저는 3년 모두 동원 예비군에 걸렸고 3년동안 이기자 부대로 가게된 것이었죠.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싶이 이기자 부대는 육군에서 가장 많은 훈련량을 자랑하는 예비사단 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쓰는 ‘쩐다’라는 단어가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오는 부대죠. 실제로 예비군 훈련 도중 본 현역병들 한해 계획표 정말 대단했습니다. (엄청난 작업량과 훈련량 덕분에 1999년엔 전군 최우수부대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사실 저는 이런 이기자부대가 뭐하는 부대인가 몰랐습니다. 이기자 부대로 소집된다는 예비군 통지서를 받고서도 “이런 듣보잡 부대 따위는 관심없다능~”을 외치며 개념찬이 아닌 개년찬 목소리로 껄렁껄렁 거렸었죠.

예비군 소집 당일까지도 “나도 전경 시절, 해·군·경 합동 근무소에서 해병·헌병들과 함께 근무를 섰단 말이다!”(라고 쓰지만, 사실은 밥만 축냈음…) 하면서 “에이 귀찮은 이따위 예비군 따위~~” 중얼거리고 흥흥거리며 예비군을 갔을 정도였으니, 너무 무지해서 개념을 라면국물에 밥말아먹었다고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 이기자 부대에서의 예비군 훈련은 저에게는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T.T) ‘첫 해는 충격, 두번째 해는 공포, 세번째 해는 절망’이라 표현할 수 있겠네요.

3년 연속으로 이기자 부대 가서 경험한 공통점은… 항상 둘째날 행군을 시키는데, 예비군 전체 인원의 절반 가까이가 중도 탈락, 나머지는 탈진 및 실신 직전 복귀였다는 것이었습니다. (…)

예비군 훈련 고작 3일 훈련 받는데도 그 정도로 힘들었다는 겁니다. 그때 본 이기자 부대 현역 애들은 진짜 언제나 쌔카맣게 탄 얼굴이었고, 작업과 훈련량이 워낙 많아 너무 힘드니까 서로 그냥 가족같은 분위기로 쭉 가는 분위기였으니 예비군 훈련도 엄청나게 힘든데 부대원들 평소 생활의 힘듬은 오죽했을까요… 힘듬에도 불구하고 현역병들은 예비군들이 오면 기쁜 얼굴을 내비치며 반겨주더군요. ^^

이기자부대에서 미칠듯한 예비군 훈련을 받은 이후, 저는 예비군 훈련 받는 날을 수능 당일날처럼 D-DAY로 달력에 새기고 예비군 당일날까지 공포로 매일 덜덜 떨었습니다. (진짜임…)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대개 반응은 “뻥이지?”, “구라 좀 치지 마삼”, “군대에서 안 힘든 곳이 어딨어?” 라고 대충 반응이 오는데… 거짓말 아니고 진짜 힘들었습니다. (-_-;)

저같은 경우 겨울 군번이라 신병교육을 설악산 근처에 있던 뇌종부대(현 율곡부대)에서 받았었습니다. 당시 조교들이 땀흘리면 얼어붙는다고 영하 날씨에 내복을 안입히고 CS복만 딸랑 입게한후 야간행군 시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기자 부대에서 받은 예비군 행군 훈련이 그때보다 더 힘들더군요. 맨 위 이기자 부대의 비석처럼 훈련을 정말 무자비하게 시켰습니다. (T.T)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여러편으로 나누어 적어보았습니다.

< 이기자 부대 동원 예비군 관련하여 글을 올렸을때 당시 DC 이기자 게시판 반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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