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에 본 드라마 ‘단독강화’에 대한 단상

올해 케이블 영화 채널에서는 한국전쟁 발발 61주년을 맞이하여 밴드 오브 브라더스 전회를 틀어주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전쟁 발발일에 제2차세계대전 영화를 틀어주는 것은 좀 아니다 싶더군요. 그래서 저는 한국전쟁 발발 61주년에 맞는 관련 작품을 소개할까 합니다.

꽤 오래전 작품인데 선우휘의 ‘불꽃’ 이라는 단편소설집에 담긴?’단독강화’라는 작품입니다. 영화로는 1975년에 제작된 ‘불꽃’, 드라마로는 KBS가 1983년 ‘단독강화’, 2003년 EBS ‘단독강화’로? 만들어졌었습니다. 그중 드라마 작품들은 절정인 동굴 씬만 단막극 식으로 방송해준 모양이더군요. 저는 이중 1983년에 제작된 KBS 드라마 작품을 봤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전투에서 낙오된 한국군 병사 한명과 북한군 병사 한명이 미군이 공중으로 낙하시킨 식량 보급품을 동시에 발견하면서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너무나 배가고파 서로 피아식별도 안한채 일단 식량 보급품 포장부터 뜯어 음식을 허겁지겁 먹게 되고, 나중에는 한술 더떠 서로 먹여주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배가 어느정도차자 서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고, 그때 서로의 말투를 확인하고는 치고박고 싸우기 시작합니다. (중략…)

80년대에 봤을만큼 너무 오래된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작품을 아직도 어느정도 기억하는 것은 한국군과 북한군이 너무나 배가고파 피아식별을 때려치고 허겁지겁 먹는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보는 사람마저도 배고프게 만들 정도였으니까요.

허기라는 본능을 달래자 그제서야 이성이 발동되어 서로를 확인한뒤 치고박고 싸우는 모습은 어린 제가 보기에도 긴장감 넘치면서 참 웃기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재미있게 봤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소설 원작을 보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네이버 블로거 ‘이섬’님께서는 이 작품을 소설로 먼저 보시고 나중에 EBS 작품을 접하신 케이스입니다. 이 분께서는 원작의 핵심부분을 방송작가가 너무 손을 많이댔다고 하시면서 EBS 작품을 드라마 작가의 작품 몰이해로 만들어진 작품이라 평가하시며 점수를 낮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핵심부분에 손을 대어 또다른 변형 작품을 만들만큼 선우휘의 ‘단독강화’는 그만큼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이기에 그랬을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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